유빈 : 삶의 질 [6] | |
7754| 2007-10-17 | 추천 : 5| 조회 : 252 |
삶을 즐기며 사는 사람들, 내일 어떤 일이 우리앞에 일어날지 모르는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힘들게 쌓아올린 공든탑이 하루 아침에 무너져서 망연자실 삶의 의욕을 잃어버린 사람들, 또 예고되지 않은 죽음 앞에서 희망의 끈을 놓아버린 사람들, 요즘 주변에서 참 많은 힘든 경우들을 돌아보면서 삶이 무언지를 한참 생각하게 만든다. 엊그제는 보험회사에 수금차 들렀더니 보험사 직원이 나를 붙잡고 일장 연설을 했다. 돈이 많으면 뭐 할거며 좋은 집과 좋은 차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게 다 허사가 되고 만다고 하면서 쉼 없이 내게 건강의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마지막으로 보험을 들라고 하하하 참 좋은 얘기고 네 충고를 잘 새겨듣겠다했더니 충고가 아니라 심각하게 받아들이라고 하면서 가는 내 발걸음을 붙잡고 내게 주입을 시킨다.
나는 이곳 페루에 살면서 그동안 내 안에 있던 인생관 내지 삶의 목표가 조금씩 변하고 있음을 실감한다. 흉보면서 배운다더니 이들의 삶의 방식이 한때는 한심스럽다고 혀를 끌끌 찬적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게 내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껴진것을 보면 환경의 영향인지 시간의 영향인지 모르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그렇게 변해가고 있다.
주변에 있는 현지친구들의 삶을 돌아보면서 나 또한 그게 어쩌면 사람답게 사는것이 아닌가 하고 수긍을 한다. 이들은 평소에 열심히 일을 한다. 밤에도 낮에도 때로는 페루아노답지 않게 휴일까지도 하지만 그 일에서 벗어나서 그들만의 휴식시간은 철저히 챙긴다. 일년에 한 두번씩은 꼭 해외 여행에 또 연휴마다 국내 여행에 그도 아니면 한적한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하던지 그렇게 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아니 거창하게 우리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내 주변의 삶은 어떠했는가. 늘상 삶에 쫓겨서 정신없이 살다보면 어느새 인생의 황혼녁에서 허무해하고 쓸쓸해하고 그나마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 조금은 덜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그 상실감은 더 클 것이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너무 등한시 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요즘 한국도 인식이 많이 달라져서 전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많이 삶을 즐기며 산다고 들었다. 유럽 여행 안 가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물론 젊은층들의 이야기인지 어쩐지 모르지만 하긴 눈으로 확인한 바 이지만 유럽에서 나이가 든 분들의 여행팀들을 여럿 만났던 것을 보면 해외 여행이 아주 보편화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가까운 아시아부터 유럽 이제는 남미까지도 여행하는것을 보면 많이 달라지긴 달라진 모양이다. 불과 십년전만 해도 남미 여행이라고 하면 참 생소하게 들렸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주 평범하게 느껴지는걸 보면 내가 남미에 살고 있어서인지도 모르지만 여하간 그렇게 많은 변화를 가져온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직도 자식 교육비 걱정에 부모의 허리가 휜다는 엄연한 현실 가끔씩 들려오는 어긋난 방식의 자식 뒷바라지에 슬프다 못해 아픈 현실들을 볼때 과연 어떤것이 삶의 정답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아이들의 교육현실때문에 한국을 떠나고 싶어하는 경우들을 보면서 입맛이 씁쓸하지 않을수 없다. 물론 나 역시도 한국에서 살고 있다면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고민거리를 안고 살겠지만 지금은 그 환경에 접하고 있지 않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하는건지 어쩐지 모르지만 지금 생활에 큰 불만이 없어진 것을 보면 이제 서서히 이곳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접근하고 있는듯 하다.
예나 지금이나 역시 한국은 참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한것 같다. 이곳에서 지내던 사람들이 한국으로 돌아갈 때 제일먼저 걱정하는것이 복잡한 생활에 적응이 힘들것 같다는 소리를 들으면 그새 많이 느긋해진 모습을 느낀다. 물론 한국에 돌아가면 또 한국 사람의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다들 열심히 살겠지만 그래도 먼 훗날 이곳을 회상할때 그래도 인간답게 사는것 같이 살았노라고 다 같이 지난시간을 기억하는것을 보면 삶의 질이 이곳이 어쩌면 한국보다 더 낫다고까지는 표현을 못하더라도 그래도 여유는 훨씬 더 있지 않나 하는 조심스런 생각을 해본다. 경제적인 여유가 아닌 정신적인 여유, 그도 경제적인 것 못지않게 중요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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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빈님 글 질읽었읍니다 | 10-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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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공부하면서 요즘 가끔 유빈님과 비슷한 생각하곤 했어요...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정말로 원하는지...무얼 하고 싶은지...하지만 항상 현실의 벽은 높더라구여...한국에서 그 틀을 깨기가 정말 힘든거 같습니다... |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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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팔자소관으로 여기며 살아갑니다. ㅎ |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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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같이 일하던 이민 동료들이 한사람씩 쓰러져 먼세상으로 가버리고 가뜩이나 외로운 이역만리 타국에서의 �이 무엇인가를 유빈님의 글에서 더욱 실감케 하는군요..좋은글 언제나 감사합니다 가족들 모두 항상 건강하십시요... |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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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역땅으로 움직일때 대부분은 더 나은 삶의 질을 염두에 두면서 움직이겠지요. 우리 동기님도 충분히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제 여유도 가져봄이 좋을 것 같아요. 건강해야지요. | 10-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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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를 좀 늦추는 삶이 삶을 즐길수있게 만드는것 같습니다.그러나 한국은 불가능합니다.내가 그렇게 살려고해도 주위에서 가만 안놔둡니다.스피드한 삶은 결국 인간이 시간과 돈의 노예로 변해버리는것 같습니다. | 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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